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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국내 중앙행정기관 홈페이지(웹사이트)의 상당수는 이런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만들어져서 검색 엔진이 해당 기관의 콘텐츠를 검색할 경우 정보가 검색되지 않아서 웹사이트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 우리 정부는 `2010 서울 G20 정상회의(2010 G-20 Seoul summit)' 홍보와 안내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사이트는 검색 로봇의 접근을 막아 국내외에서 내용 검색이 되지 않아서 홈페이지가 제 구실을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이 발견되어 개선이 시급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웹발전연구소가 웹 개방성이라는 용어를 정의해 사용하면서 웹 개방성지수(WOI, Web Openness Index)라고 하는 웹 개방성 평가모형을 개발해 43개 중앙부처를 평가한 결과 웹을 제대로 개방하고 있는 기관은 기획재정부ㆍ행정안전부ㆍ산림청ㆍ통계청ㆍ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5개 부처에 불과했다. 이들은 100점 만점에 96점으로 완전 개방 수준으로 공동 1위를 했다. 반면에 감사원ㆍ공정거래위원회ㆍ교육과학기술부ㆍ국방부ㆍ보건복지부ㆍ환경부ㆍ고용노동부ㆍ여성가족부ㆍ관세청ㆍ조달청ㆍ방위사업청ㆍ경찰청ㆍ소방방재청ㆍ문화재청 등 14개 기관은 100점 만점에 8점으로 검색 엔진의 접근을 거의 전면 차단해 홈페이지의 개방성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를 등급으로 나눠 보면 우수(A) 8개, 양호(B) 7개, 보통(C) 7개, 미흡(D) 7개, 매우 미흡(E) 14개 기관 등으로 구분된다. 웹 개방성은 검색 접근성이라고도 하며, 웹발전연구소가 검색 로봇의 접근 차단 여부, 각 페이지의 색인 가능 여부, 액티브 엑스나 자바 링크로 외부에서의 정보 접근 차단 여부, 자바 스크립트 오류로 인한 정보 제공 제한 등 4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100점 만점으로 점수화한 것이다. 웹 개방성지수가 높다고 해서 보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많은 기관의 담당자나 제작사들이 이를 잘못 이해하여 웹사이트를 폐쇄적으로 제작ㆍ운영하여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공개하지 못할 정보가 있어서가 아니다. 비밀 정보를 다루는 국가정보원은 국정원의 역할 등이 잘 검색되도록 공개한 반면에 국민에게 공개할 생활정보가 많은 고용노동부ㆍ보건복지부ㆍ여성가족부 웹사이트는 차단돼 있다. 검색 로봇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검색엔진배제표준 적용)은 불법적인 해킹을 차단하는 기술이 아니다. 검색엔진배제표준을 이용할 때, 웹사이트 전체에 대한 접근거부가 아니라 웹사이트 일부에 대해서만 접근을 거부하는 선언을 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해커들에게 중요 정보가 있는 곳을 알려줘서 보안상으로는 더 위험하다. 즉, 보안 측면에서는 완전 개방이나 전면 차단보다 부분 개방(부분 차단)이 더 위험하다. 그런데도 웹 개방성이 낮다고 지적 받은 일부 기관들은 전면 개방은 부담스러워 부분 개방이라는 악수를 두겠다고 한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보안은 기술적인 방법으로 철저하게 하되, 검색을 차단해서는 안 된다. 공공정보는 높은 사회ㆍ경제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자산이므로 합리적인 정보 공개를 통해 활용돼야 하며, 이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과 외국인에 대한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 그런데 각 기관들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지나친 우려와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인해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각 기관 담당자들의 웹 정보 개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여 사용자들의 정보 접근성과 검색 접근성을 높여서 `열린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IT강국이 되려면, 먼저 정부와 공공기관이 웹 개방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웹발전연구소에서 웹 개방성지수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공공기관의 웹 개방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없었으며, 웹 개방성을 처음으로 평가해서 발표하자 점수가 낮은 기관의 담당자들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부기관들은 정당한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하루속히 웹 개방성 수준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웹 개방성이 정부 IT정책에 있어서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정보통신부가 해체되면서 4개 부처로 담당 업무가 나눠진 탓이라고도 생각한다. 현재에는 IT정책에 있어서 4개 부처가 경쟁적으로 업무가 중복되거나 반면에 어느 부처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는 분야도 있다. 그러므로 IT 정책을 포괄하는 전담부처를 통해 IT정책이 중복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집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ㆍ산업대학원 주임교수 웹발전연구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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